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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퇴사 후 인생, 발리한달살기 비용과 선택 이유

by 리밋T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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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내가 같은 시기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 후 무엇을 할까? 퇴사 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우선 직장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기 위한 일종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결혼 후엔 1년에 1번씩은 해외여행을 다니자던 약속을 되살릴 겸, 퇴사 후 경제적 여유가 없기에 물가가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발리자유여행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퇴사 후 해외여행을 무조건 가야 합니다! 라는 컨텐츠에는 거부감이 있는 편이지만, 생각을 전환하고 새로운 삶을 위한 재정비를 하는 데에는 어떠한 큰 변화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우리 부부에게는 이 여행이 4년 전 신혼여행 이후 첫 해외여행이었다.

발리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는 분들도 자주 언급하는 여행지고,
관광지로 유명하기에 각종 편의시설 및 관광지로서의 정비가 잘 되어있고,
물가가 낮아 저렴한 가격에 좋은 컨디션으로 지내다올 수 있겠다는 생각.

물론 실제로 와보니 인터넷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물가가 그렇게 낮지는 않은 것 같다.

언제 봐도 설레는 비행기에서의 풍경

발리한달살기 비용은 대략 아래와 같이 예산을 잡으면 좋을 듯 하다.

비행기 표 값은 2명, 위탁수하물 20kg 하나를 추가해서 왕복 130~150만원.
발리 호텔은 저렴한 숙소는 10,000원부터, 좋은 숙소는 57,000원까지. 평균 3~4만원.
교통비 및 관광지 입장료 등 액티비티 비용은 1주일에 1번으로 잡으면 약 5~10만 원.
식비는 한 명당 1끼에 3천 원부터, 2만 원까지 다양하기에 로컬 푸드 기준 매일 1~2만 원.

다소 저렴하게는 250만원, 조금 여유 있게 지내다 오려면 400만원으로 잡으면 된다.

발리에도 1박에 50만원 가량의 5성급 호텔이 존재하고, 고급 레스토랑 및 럭셔리한 액티비티들이 많기에 발리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어떤 곳들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반면 1박에 1만원도 하지 않는 숙소, 1천원대의 로컬푸드 또한 존재하므로 더 저렴하게도 가능하다.(그러나 위생 등의 문제로 돈과 건강을 맞바꾸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기 위한 발리한달살기이므로 최대한 저렴하게, 그러나 호텔에서 인터넷 작업이 가능한 환경, 건강을 망치지 않는 선에서의 위생적인 로컬푸드 식사, 몇 번의 관광을 가정하고 예산을 300만원으로 잡았다.

여행 루트는 꾸따-우붓-누사두아-꾸따로 이어지는 1바퀴.

2천원짜리 로컬푸드, 5천원짜리 레스토랑

발리한달살기를 하며 느낀 점은 사람들이 여유롭고, 친절하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그저 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길을 걸으면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건넨다.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참 유쾌하고 즐거워 보인다. 가끔은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잘하는 것보단 즐겁게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았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각자의 방법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발리에 여행을 가려면 몸매를 만들어야겠다는 친구에게 비키니를 입은 할머니들도 많다며 몸매는 필요없고, 수영복은 준비해야 한다고 답변해주었다. 그만큼 수영장이 많고 수상 액티비티도 많고,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 좋아할 도시다.

발리 한 달 살기는 참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곳에서 수영도 하고, 하늘/바다/나무 등을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도,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야 할 일을 미루기도 한다. 블로그도 쓰고,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면서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음을, 이렇게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음을 매일 깨닫고 있다.

아름다운 발리의 하늘, 나무, 바다

퇴사 후 인생은 때로는 '정답이 아닌 길'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정답이 아니라면 뭐 어떤가, 그저 나만의 답을 찾아가면 된다. 열심히 달려왔다면 조금은 쉬어도 된다. 그리고 쉬면서 건강한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건강한 인풋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더해지면 좋은 아웃풋이 나오게 된다. 내가 정말 하고싶은 게 뭔지, 어떻게 살아가면 행복할지에 대해 일정 기간 낯선 환경에서 고민해보는 것은 꽤 괜찮은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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